논객 [865451] · MS 2018

2019-02-12 03: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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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동정여론이 과학적 비판을 매장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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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수능 공부 좀 깔짝댔다는 친구들이 이렇게 비판적 의문이 결여되어 있는 걸 보면, 비판적 사고를 못하는 현대인들은 천동설 믿던 옛사람보다 뭐가 나은가 싶다. 


 이 친구들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 설정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됨을 느낀다. 영미권 선진국처럼 토론수업에 시간도 좀 꼬라박아줘야 하는데, 너무 주입만 시키니까 주체적 비판을 못하는 아메바로 자라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보통교육이 비판할 줄 아는 민주시민을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각설하고, 학교에서 미적분학 물리학 실컷 배워 놓고선 그게 왜 쓸모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식한 사람들이 수학 그거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되지 않느냐고 할 때 뭐라 대꾸할 건가? 고작해야 수학 할 줄 알면 나중에 밥벌이가 된다 이런 속물적인 답변 아닌가?


내가 변함없이 하는 얘기가 현재 우주를 설명하는 모든 학문은 수학을 언어로 삼는다는 점이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을 '개발'한 이후로 쭉 그랬다. (경제학, 심리학 등 일부 사회과학도 후행적인 설명을 엄밀하게 하려고 수학을 쓰는데 논외로 하고)

그런데 의학 수준의 복잡성 높은 학문으로 올라오면, 자연과학 공학을 대할 때처럼 엄밀성을 지키기 어렵다. 당장 사람은 죽어나는데 확실한 기전이 밝혀진 처방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며 부작용이 제어가능한 수준인 처방은 일단 환자에게 쓴다.요컨대 밑거름이 되는 자연과학에 거스르지 않는 한에서, 임상시험에  입각해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한의학도 그렇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내가 그간 손가락 아프게 키보드 두들겼지만은 한의학의 뿌리는 동양철학이지 기초과학이 아니다. 요즘 들어 현대과학물 먹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애초에 자연과학을 tool로 쓰는  의학과는 달리 '다분히 선택적인 과학화'에 그친다는 점이다. 세게 말해 지들이 과학 옷 입힐 수 있는 건 입히지만, 그렇지 못한 걸 굳이 안 쓸 필요는 없는 입장이다. 고속성장이 지적한 나태한 한의학인이 바로 이를 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좋아요 수 보고 이겼니 졌니 하는 애들 보면 참 안타깝다. 학문이 언제부터 다수결 투표로 타당성을 검증했나. 한의 쪽 사람들 기분 나쁜 건 알겠는데, 학문적 비판을 할 건 하고 넘어가야지. 밥그릇이나 사정 봐 줘 가며 비판하는 게 아닌, 모두에게 공평정대한 비판. 이게 학자의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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